카테고리 없음
[스크랩] 밤에 피는 수련
봄춘
2006. 7. 23. 00:45
어둠이 내려와 사방이 고요하고
무덥던 기온이 조금은 선선해 질 즈음
빛 이라곤 하늘의 별 밖에 없을 때
서서히 아주 느리게 그리고 어느 순간
카메라 후레쉬가 터지듯
수면 위에 봉긋 솟아 꽃은 핀다.
저녘 여덟시를 넘기면 필 채비를 하고
아홉시를 넘기면 서서히 꽃 송이가 벌어진다
그리곤 깜깜한 여름 밤 열시는 되어서야
비로서 만개를 한다.
소리없이 내리는 밤 이슬을 흠뻑 뒤집어 쓴채
여름 밤 내내 꼿꼿하게 자리를 지켜 핀다.
그리곤 동녘에 붉은 해가 떠오를 때를 기다려
밤새 이슬에 젖은 몸을 말리고는
중천에 뜬 해를 보고서 살며시 꽃 잎을 닫는다.
겨울엔 온실에 두고 키우니 꽃은 피우되
감각을 잃었는지 밤에 피지 아니하고 낮에 핀다.
출처 : 영주 불교 대승회
글쓴이 : 일광 원글보기
메모 :